

누구나 한번쯤 이런 의문을 가져본다. “월 10만원씩 보험료를 내는데, 어떤 사람은 암진단비가 5천만 원이고,나는 2천만 원 밖에 안되네요?” “같은보험인데 왜 제 건 보장이 빠져 있어요?”
이 차이는 단순히 ‘보험사가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보험이 금융상품이자 위험관리 상품이라는 복합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막말로 같은성별, 나이임에도불구하고, 같은 질병으로통원일수가 하루정도 차이나도 표준체와 간편체 라는 분류로 나뉘어 보험료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보험료는 겉으로 보기엔‘같은 돈’이지만,그 안을 들여다보면 위험률, 갱신구조, 나이, 성별, 질병이력, 특약구성, 상품설계 방식, 손해율구조 등이 모두 달라서 사실상 완전히 다른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보험료의기본 단위는 ‘위험률’이다. 위험률이란 ‘질병이나 사고가발생할 확률’을 통계적으로계산한 수치인데, 같은 나이·성별이라도 보험사마다 사용하는 통계 데이터가 다르다.
또한 특약별 기본 보험료가 다르다.예를 들어A보험사는 과거5년간의 국내 평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하지만, B보험사는 최근 3년간 자사청구 데이터를 중심으로 산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사에서는 암진단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B사에서는 같은보장이 더 비싸게 산출될 수도 있다. 또한 위험률을잠시 우선순위에서 내려두고, 타사와의 경쟁력을위해 임의적으로 저렴한 특약대비 보험료 산정을 하기도 한다.
갱신형은초기 보험료가 낮지만, 20년·30년 단위로인상된다. 그리고 평생납부해야 한다.
비갱신형은초기 부담이 크지만 보험료가 고정된다. 같은 금액을낸다고 해도, 그 안에 ‘갱신 여부’가 다르면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결국 “같은 돈”은 현재 시점에서만같을 뿐, 시간이 흐르면갱신형의 총비용은 훨씬 커지고 비갱신형은 일정하다.

즉, ‘같은 비용’이 아니라‘같은 시점의 지출’일 뿐,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가 달라진다.

보험은 ‘기본계약’ 을 필두로여러 개의 ‘특약’을 쌓는 구조다. 보장 범위와크기를 결정하는 건 이 특약의 조합이다.
예를 들어월 10만원짜리 보험을들더라도 한 사람은 암·뇌·심 중심형, 다른 한 사람은입원·수술·생활질병형으로구성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같은 심장보험을 들더라도, 허혈성 심장까지의범위는 같지만, 확대심장질환을‘각 몇 대로나누는지’에 따라서도보험료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A사는 2대, B사는 6대, C사는 5대 모두 다른것이다. 또한 뇌혈관질환에서는 타사에는 없는 ‘뇌동맥류’진단비 세팅이가능한 보험사도 있으며, 1~5종 수술에서 5종을 양측회사 모두 1,000만원으로설계하였어도, 다빈도 청구인 1~3종의 각 크기가다르게 설계되어 보험료의 변동이 생기는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단순히“보험료가 같다”고 해서“보장도 같다”고 말할 수 없다.설계의 방향성이 다르면,보장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

실손보험은 대표적인 세대별 변화 상품이다. 1세대는 보장이넓지만 자기부담이 적었고, 4세대는 비급여보장을 축소하는 대신 보험료 절감을 택했다.
당연히 보험료는1세대가 더욱 비싸다.그렇기에 서로 다른 세대의 실손을 보유한 상황에서 보험료를 10만원으로 맞추고자한다면 각 건강보험의 설계물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보험사는매년 ‘손해율’을 관리한다. 손해율이란 “받은 보험료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이 수치가높을수록 해당 상품의 향후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또한 보험사마다‘사업비(마케팅·설계사 수수료·광고비 등)’구조도 다르다.어떤 보험사는 초기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고 보험료를 높게 설정하는 반면, 다른 보험사는장기 고객 유지를 위해 수수료를 줄이고 보험료를 낮춘다.
이러한 내부 구조의 차이가‘같은 월납 보험료라도 다른 보장’을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혼동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암진단비는손해보험사 상품도 있고, 생명보험사상품도 있던데 뭐가 다른 가요?” “DB손해보험, DB생명보험 그리고흥국화재, 흥국생명…서로 같은회사인가요?”
결론은 다르다.서로 회사도 다르고,대표도 다르고,보험이 나오게 된 목적도 다르고 구조도 다르다.
지금은 경쟁하기위해 생명보험사에서도 암,뇌,심 보험이많이 출시되었지만 예전에는 ‘사망’특약을 주계약 위주로 설계되는 상품들이 많았다. 또한 환급금이지급되는 상품 위주였기에, 애초에 적립보험료가포함되어 높은 보험료로 산정될 때가 많았다.
결국 같은 질병을 위한 보험을 들더라도, 손해보험사에가입할 것인지, 생명보험사에가입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현재 생명보험사에서출시되는 건강보험은 손해보험사와 꽤 비슷해졌다.

제일 말 많고 탈 많은 보험이다.필자가 개인적으로 상담하는 유형중30%가 이CI이다.
CI에 암,뇌, 심 특약만 있으면 괜찮은데 안에 실손 보험이 있으면 이를 또 다시 전환실손을 해야되는지, 말아야 되는지의기로에 서게 된다. 취지는 좋았다. 사망특약과더불어 건강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CI(CriticalIllness)보험이다.
다만, 말 그대로일반 진단이 아닌 중대한 질병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즉, 경계성·초기암은 지급이 제한될 수 있다. 이 구조는 생명보험의‘사망 중심’철학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사망특약과 더불어 암,뇌, 심 모두 보장이 되어버린다면 보험사의 손실이 얼마나 크겠는가! 같은 보험료안에서 CI보험을 보유하고있는 자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자의 차이는 꽤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같은 금액을 내는데 보장이 다르면‘불공정’하다고 느끼기 쉽다.
하지만 금융 상품의 세계에서‘공정함’은 절대 금액의 일치가 아니라, 위험의공평한 분배를 의미한다.보험사는 수천만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률적 위험을 계산하고, 그 결과에따라 보험료를 책정한다.
즉, 개인이 느끼는 ‘같은 돈’은, 실제로는 다른확률적 위험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같은 금액으로 어떤 구조를 만들지는 결국 설계사의 역량에 달려 있다. 어떤 설계사는 ‘암·뇌·심 중심의보장 구조’를, 또 어떤 설계사는 ‘입원·수술 중심의생활형 보장’을 만든다.
사실, 필자는 고객분들께설계를 해드릴 때마다, 꼭 3개의 회사를비교를 해드리는데 그 중 제일 저렴한 보험사는 꼭 넣어서 드린다.
하지만 절대 저렴하다고 해서 그 보험사를 무조건적으로 택하지는 않는다. 회사의 브랜드네임, 지급률, 사건사고 등을고려하여 따지게 된다. 이때 중요한것은 “보험료가 같냐”가 아니라“어떤 리스크를얼마나 효과적으로 커버하느냐” 이다.
단언컨데 좋은설계는 ‘많은 보장’을 넣는 것이아니라, 고객의 인생리스크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립하고 구조를 최적화하는 일이다.

보험은 표면상‘월 10만 원’이라는 숫자로 비교되지만,실제로는 위험 구조,상품 세대,설계 철학,회사 재무구조,손해율 전략이라는 다층적 요소의 합이다.
즉, “같은 돈을내는데 보장이 다르다”는 건 불합리가아니라,‘위험 분담 구조의 다양성’이라는금융적 현실이다. 따라서 소비자는 ‘가격 비교’에서‘구조 비교’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
보험은 물건이 아니라 설계다.그리고 좋은 설계는 단순히 더 많은 보장을 넣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예산안에서 가장 전략적으로 위험을 줄이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