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복보장은 말 그대로 동일한 사고나 질병에 대해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을 경우, 각 보험사에서 정해진 보험금을 각각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중복보장은 주로 치료비와 상관없이 지정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정액보상형 보험에서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내가 A, B, C사에서 각각 암보험의 암진단비 보장을 2000만 원씩 가입했다고 해보자. 그 이후 내가 암 진단을 받았다면 얼마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이 경우 중복보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각의 보험사에서 2000만 원씩, 총 6000만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중복보장이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문제는 모든 보험이 중복보장 보험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실제 보험금을 청구할 상황이 와야만 보장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중복보장이라고 생각하고 가입했는데 실제 지급 단계에서 중복보장이 불가능한 보험이었다면 문제가 된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고 보장받게 되는 보험이라 하면 자연스럽게 실손보험이 떠오를 것이다. 실손보험의 보장은 단독 가입이 가능하지만, 운전자보험, 일상배상책임보험 등 타보험에도 비슷한 형태의 치료비 보장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실손보험·운전자보험·일상배상책임보험을 모두 가입해 두었다면 치료비를 세 번 받을 수 있을까?

정답은 중복보장이 불가능하다이다. 의료실비, 배상책임, 자동차보험은 실제 발생한 손해금액까지만 보장하는 비례보상 보험이기 때문이다. 즉, 여러 개를 가입해도 내가 받는 총액은 실제 손해액을 넘길 수 없다.
예를 들어 실손보험 2개를 가입한 상황에서 100만 원의 치료비가 발생했다면?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실제 치료비만 지급되며, 2개의 보험에서 각각 70만 원씩 받는 방식은 불가능하다.
즉, 여러 개를 가입해도 내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치료비 범위를 넘지 않는다.

그렇다면 비례보상 보험은 같은 보장 내용이 겹칠 때 어느 보험사가 얼마를 지급할까? 이는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 비중에 따라 각 보험사가 나누어 부담한다.
예를 들어 치료비가 100만 원이고 자기부담금이 20%일 경우, 남은 80만 원을 두 보험사가 보험료 비중에 따라 나눠 부담한다. 즉, 몇 개를 가입했든 최종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실제 사용한 치료비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

앞서 언급했듯 암진단비처럼 치료비와 관계없이 금액이 정해진 정액보상형 보험이 아니라면 중복보장이 적용되지 않는 보험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현재 가입 중인 보험이 정액보상인지, 비례보상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일상배상책임보험은 비례보상이므로 중복되는 보장 내용이 없는지 점검해야 보험료 낭비를 막을 수 있다.
특히 직장에서 제공하는 직장 단체보험은 실손보험과 보장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실손보험을 중지 제도를 활용해 일시적으로 중단하면 보험료 절약에 도움이 된다.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실손보험 중지 제도는 개인 실손보험을 보유한 상태에서 회사의 단체실손보험에 가입될 경우, 두 보험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일시 중지할 수 있는 제도다.
선택한 보험의 보험료 납부와 보장이 모두 중단되며, 단체보험 가입 자격이 상실되면 1개월 이내 별도 심사 없이 개인 실손보험을 재개할 수 있다.
개인 실손보험을 중지하려면 보험사 고객센터를 통해 신분증, 재직증명서, 실손보험 중지 신청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단체 실손을 중지하는 경우에는 회사 담당자를 통해 진행하면 된다.

보험은 미래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므로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가입은 좋지 않다. 하지만 어렵다고 무작정 해지해 버리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보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현재 보유한 보험 약관을 확인해 중복 보장이 있는지, 그 보장이 정액보상형 보험인지 비례보상 보험인지 파악하자. 보험료 절감은 이 점검에서부터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