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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지식

파울볼에 맞으면 보험이 될까? - 보험 에디터가 야구를 좋아하면 생기는 질문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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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 응원을 하다 문득 떠오른 생각 하나. 아, 저 파울볼에 맞으면 치료비는 보험으로 해결되나? 구단에서 치료비를 받아도 실비보험으로 또 보장이 될까?

제일 하단에 에디터 소개에 대한 글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스포츠를 무척 좋아한다.

물론하는 거 말고 보는 거. 보는 게 더 재밌는 데 굳이 해야 할 이유가?라고 일단 변명을 던져보지만 사실 몇몇 좋아하는 스포츠의 경우 배워보자니 시간도 체력도 문제라서 깔끔하게 포기했다.

이런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무엇이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야구’.

우선 나는 오랜 ‘두산 베어스’의 팬이다. 아버지가 OB 베어스 시절의 원년 팬이시라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야구를 접했고, 야구를 스스로 재밌게 보기 시작한 시점의 두산 베어스가 정말 야구를 잘했으니까.

그때 잘하지만 않았어도 내가 지금 이렇게 야구로 고통받고 있을 리가 없었을 텐데-라는 슬픈 이야기는 하면 안 되겠지?

야구장 파울볼은 스스로 피해야한다

야구장에 가서 경기를 보면 중간중간 타격으로 인해 넘어오는 파울볼의 위험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공수 교대 시간에 파울볼 대처 연습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단단한 야구공이 투수의 빠른 강속구로 날아오고 그걸 방망이로 받아친 타자의 힘까지 더해지면 그 위력은 무시무시하다고 볼 수 있고, 뜬공으로 속도가 줄어든 공도 맞으면 아픈데, 운이 없어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빠르게 날아온 공을 그대로 맞는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함을 넘어 정말 무섭고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야구장에서 선수들이 기념구을 던져준 적이 있는데 가볍게 던져진 공이 상단 좌석을 맞고 튕겨 앉아있던 내 옆구리로 떨어진 적이 있었다.

덕분에 눈 앞에 떨어진 기념구를 얻긴 했지만 그 기쁨과 함께 옆구리에 고통을 느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살살 던져주고 한번 튀면서 완충효과가 생긴 야구공에 맞아도 아픈데 시속 135km(2024년 평균 타구 속도) 가량 되는 공에 맞았다고 생각하면 그 고통이 어느 정도 일지 예상이 안된다.

파울볼에 다치는 건 구단 책임이 아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파울볼에 맞는 것은 어디까지나 관객의 책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 선수의 얼굴이 박힌 이벤트 쿠션에 눈이 멀어 퇴근 후 야구장을 방문했던 그날, 수없이 넘어오던 파울볼을 잡기 위해 현장요원들의 다급한 호루라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날아오는 파울볼을 향해 팔을 뻗던 무수한 손길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아닌 정말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파울볼에 맞게 되는 경우 역시 비일비재한 것이 사실.

그래서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인 차원에서 구단이 응급조치와, 치료비 지원 등의 처리를 도와주고 있다.

구단에서도 보험을 통해 보장해준다

앞서 구단 측에서 도의적인 차원으로 지원을 해준다는 말을 했었는데, 사실 이 지원 역시 보험에서 진행된다.

구단 측에서 가입한 배상책임보험이 바로 이에 해당되는 데, 보장 한도와 처리 기준은 다를 수 있으나 대부분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참고로 배상책임보험 외에도 야구장 내에서 발생한 사고를 보장하는 ‘구내 치료비 보장’이나 ‘파울볼 특약’이 있는 보험을 통해 보상을 진행한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 파울볼을 잡으려다 부상을 입는 경우 보장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 해당 보장들은 구단에서 제시하는 안전 규정들을 따른 상태에서 부상을 당했을 경우에 해당한다.

물론 팬 서비스적 차원에서 보험 적용을 해 지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괜한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점을 잊지 말자.

그런데 여기서 이어지는 또 다른 궁금증이 있다. 정규리그야 구단 차원에서 보상을 해준다고 하지만. 가을야구(포스트시즌)는 모두 KBO에서 주관하는 데 여기서 파울볼에 맞으면 누가 보상해 주지? 이 질문의 답은 이미 질문 속에 나와있다.

바로 KBO. 포스트시즌, 또는 올스타전과 같이 KBO의 주관으로 진행되는 경기의 경우 파울볼 부상 역시 KBO에서 보상한다.

포스트시즌부터는 티켓 수입도 KBO의 수익으로 진행되니만큼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 아, 차후 포스트시즌 순위별로 구단들에게 입장료 수익을 차등지급하지만 어느 구장에서 경기를 하던 총수입에 대한 관리는 KBO에서 하게 된다.

파울볼로 인한 부상 시 보장이 가능한 보험엔 무엇이 있을까?

사실 이 글을 쓰는 쓰게 된 이유가 어쩔 수 없는 직업병과 같은 느낌으로 파울볼로 부상을 당하면 내가 가입한 보험으로 보장이 가능할까?라는 궁금증이 발생했기 때문.

다만 이 의문에서 보험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나에게 되물을 지도 모른다. ‘실비보험 있잖아?’라고 말이다.

물론 그 말은 틀린 것이 아니다. 본인이 부담한 치료비를 보장하는 실비보험이니 내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은 기록이 확인되면 치료비의 일부를 제외한 금액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하나의 조건이 붙게 되는 데, 구단의 치료비 지원 금액을 제외한 치료비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구단이 전액 치료비를 보장했다면 실비보험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보장은 없다.

‘아, 뭔가 아쉽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선 내가 가입한 여러 보험상품의 보장 중 ‘골절진단비 특약’이 있는지 살펴보자.

없다면 상해보험 ‘진단비 특약’에 가입했는지도 확인해 볼 것. 상해보험 진단비 특약과 건강, 치매, 간병, 운전자 보험 등을 통해 가입한 골절진단비 특약의 경우 ‘진단비’를 보장해 주기 때문에 진단서, 진료확인서만 있다면 구단에서 치료비를 모두 지원해 줬더라도 지원과 상관없이 보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본인 부담 치료비를 보장하는 것이 주목적인 실비보험이 조금 아쉽다면 진단비를 보장하는 정액형 보험에 필요한 보장이 가입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각보다 많은 곳에 보험이 녹여져 있다

사실 이 직업을 갖게 되기 전까지만 해도 파울볼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아이고 저거 어떡해!’하면서 걱정만 하고 말았지 보상에 대한 부분을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구단들이 보험을 통해 치료비를 지원해 주는 건 아예 내가 아는 범위 밖의 일이었고 말이다. 이 글도 그냥 내가 가지고 있는 보험 중에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이 뭐가 있지?를 떠올린 것이 시작이었고 말이다. 그런데 보험은 내가 생각하지 않은 방향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구단에서 지원하는 치료비 등의 보상이 보험에서 나오는 것일 줄이야! 개인 보험상품을 위주로 콘텐츠를 구성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보니 가끔 이런 것들이 튀어나올 때면 내 안의 조그마한 호기심 버튼이 한층 커지는 느낌이랄까?

보험이라는 게 보장을 받는 횟수보다 내는 횟수가 많고 통장에서 알아서 빠져나가는 것이란 생각이 강해 우리는 보험이 어디까지 내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아채지 못하고 알아보려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보험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공간에서 자리 잡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소리를 지르고 뛰고 기뻐하며 야구를 즐기는 동안 보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H
아직도 보험이 어려운 7년 차 보험사 콘텐츠 담당이자 beed의 메인 에디터. 내가 어려워서 남들은 덜 어려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스포츠를 사랑하는 내향형의 소심한 창작자. "보험, 그냥 나 혼자 어려울게요."